
고리 2호기 수명연장, AI 시대의 전력수요가 결정에 미친 영향은?
최근 부산 기장의 고리 원자력발전소 2호기가 세 번째 심의 끝에 계속운전(수명연장) 허가를 받으면서 국내 원전 산업계는 말 그대로 ‘한숨을 돌렸다’는 분위기다. 이 결정은 단순히 한 기의 원전 운영 연장을 넘어, 이재명 정부의 에너지 정책 방향, AI 전력수요 증가, 탄소중립, 원전 생태계 유지 문제 등 여러 복합적 쟁점을 드러낸다. 특히 이번 결정은 “재생에너지 중심 전환”과 “합리적 원전 활용”을 병행하겠다는 정부 기조가 실제 정책으로 표출된 첫 사례라는 점에서 더 큰 의미를 갖는다.
🔍 1. 고리 2호기, 왜 이렇게 이슈가 되는가?
고리 2호기는 1983년 가동된 국내 대표적인 고령 원전이다. 원자로 방식은 미국 웨스팅하우스가 공급한 가압경수로(PWR), 전기출력은 685MWe, 오늘날 신규 원전의 절반 수준이다. 2023년 4월 설계수명 40년이 만료됐지만 영구정지 여부가 결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계속운전 심사’가 진행되면서 국내에서 가장 오랫동안 운영 중인 원전 타이틀을 갖고 있었다. 이전의 고리 1호기·월성 1호기는 연장 운영 후 결국 영구정지가 결정됐던 만큼, 고리 2호기 수명연장 승인은 원전 생태계 측면에서도 상징성이 컸다.
🔍 2. 원안위 승인까지 3년 4개월…왜 이렇게 길었나?
한수원은 2022년 4월 설계수명 만료 1년을 남기고 계속운전 신청을 냈지만, 이후 서류 미비·법정기한 위반 논란 등으로 비판을 받았다. 특히 원자력안전위원회(원안위)의 3차례 심의 과정은 ‘진통’ 그 자체였다.
● 1차 심사 – 서류 미비로 보류
● 2차 심사 – 사고관리계획서는 승인, 그러나 ‘환경영향평가 문구 해석’ 논란
● 3차 심사 – 격론 끝 표결(찬성 5, 반대 1)로 최종 통과
심사 과정에서 핵심 쟁점은 ‘운영허가 이후 변화된 방사선환경영향평가’였다. 일부 위원들은 환경 변화에 따른 재검토 필요성을 강조했고, 또 다른 위원들은 기준 내부에서 이미 검토 절차가 완료됐다고 보았다. 결국 논쟁이 길어지자 원안위원장이 표결을 선언하며 최종 결론이 내려졌다.
🔍 3. 이재명 정부의 ‘합리적 에너지 믹스’와의 연결
이번 수명연장 승인 배경에는 이재명 정부의 에너지 정책 변화가 있다. 이 대통령은 취임 이후 재생에너지 비중 확대. 다만 ‘안전성이 확보된 범위 내 원전 활용’이라는 원칙을 강조해 왔다. 즉, 과거 “탈원전”이나 “원전 확대”처럼 극단적인 방향이 아닌, 재생에너지 + 기존 원전의 병행 모델이 정책 중심이 되었다. 원전은 정책적으로 ‘전면 확대’ 대상은 아니지만,
▶ 재생에너지의 간헐성
▶ AI·데이터센터 급증으로 인한 전력수요
▶ 탄소중립 압박
이 현실적인 문제들로 인해 기존 원전의 안정적 활용 필요성이 다시 부각되기 시작한 것이다.
🔍 4. AI 시대, 전력이 모자라기 시작했다
가장 큰 배경은 바로 AI 산업의 폭발적 성장이다. 이미 국내 대형 IT기업들은 초대형 AI 모델,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확장을 위해 어마어마한 전력을 요구하고 있다. 미국에서도 AI 발전 때문에 전력 수요가 급증해 원전 재가동, SMR 투자 등이 확대되는 상황이다. 한국 역시 산업 전력, 생활 전기화(전기차, 전기난방 등), 데이터센터 구축으로 인해 2030년 이후 전력 부족 우려가 커지고 있다.
따라서 안정적이고 탄소 배출이 적은 원전은 다시 ‘현실적 옵션’으로 떠오를 수밖에 없다. 전대욱 한수원 사장 직무대행의 말처럼 “AI·데이터센터 시대의 전력 수요증가는 원전이 국가 경제에 기여할 기회가 된다.” 이번 결정이 산업 정책과 맞닿아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 5. 환경단체는 왜 강하게 반발하는가?
원안위 심의 현장에서는 큰 소리가 날 정도로 환경단체들의 반발이 컸다. 환경단체 주장 핵심은 다음과 같다:
- 고령 원전의 안전성 문제
- 반경 30km 내 약 300만 명 거주 → 사고 시 피해 규모 막대
- 안전성평가 지연·서류 미비가 있었다는 점
- 원안위가 충분한 검증 없이 ‘정치적 결정’을 했다는 의혹
특히 탈핵부산시민연대는 “시민 안전을 무시한 결정”이라며 규탄 기자회견을 예고했다. 즉, 수명연장 승인 자체가 ‘경제·전력·산업’ 중심 논리로만 판단된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 6. 원전 업계는 ‘반색 + 긴장’…왜?
원전업계는 수명연장 승인을 반기는 분위기지만, 그렇다고 무조건 청신호는 아니라는 분석도 있다. 이재명 정부는 신규 원전 건설에는 매우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 기존 원전 → 안전 범위 내에선 적극 활용
- 신규 원전 → 당장은 확대 의지 낮음
따라서 고리 2호기 수명연장만으로 원전 생태계 전체의 ‘확실한 부활’로 보긴 어렵다는 우려도 있다. 다만 원전 생태계(설비·부품·인력 유지)에 도움을 주는 ‘시간벌기’ 역할은 할 수 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 7. 고리 2호기는 언제 다시 가동되나?
한수원은 2026년 2월 재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 사이 추가 안전성 보강, 정비·점검, 제어계통 개선 등이 이어질 예정이다.
📌 고리 2호기 결정은 ‘정책 + 산업 + 전력 + 안전’이 얽힌 복합 이슈
이번 계속운전 승인은 단순한 원전 연장을 넘어, AI 시대의 전력 전략, 탄소중립 로드맵, 에너지 믹스 현실화, 지역 주민 안전 문제, 환경단체와의 갈등 등 여러 문제를 드러내는 상징적 사건이다. 앞으로 정부가 재생에너지 확대, 기존 원전의 안전한 운영, 전력 수요 대응이라는 세 가지 축을 얼마나 균형감 있게 조정하느냐가 한국 에너지 정책의 핵심이 될 것이다. 고리 2호기는 그 첫 번째 시험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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