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애’로 시작해 ‘전 재산’을 잃는다
연애 감정을 이용한 금융 사기, 이른바 로맨스 스캠(Romance Scam). 영화나 드라마 속 이야기처럼 들리지만, 이번 사건은 그 규모와 수법 면에서 한국 사회에 큰 충격을 던졌다. 캄보디아를 거점으로 활동하며 피해자 100여 명에게 약 120억 원을 편취한 한국인 총책 부부가 마침내 국내로 송환돼 형사 처벌을 받게 됐다. 이 부부는 단일 사건 기준으로도 역대급 피해액을 기록한 로맨스 스캠 조직의 핵심 인물로 지목된다.
869명, 486억 원… 개인 일탈이 아닌 ‘조직 범죄’
이번 송환은 단순한 개인 범죄 검거가 아니다. 캄보디아에서 국내로 강제 송환되는 한국인 피의자는 총 73명, 이들이 저지른 범죄로 확인된 피해 규모만 869명·486억 원에 달한다. 이 중에서도 특히 주목받는 인물이 바로 30대 총책 A씨 부부다. 이들은 2024년 3월부터 약 1년간 현지에서 로맨스 스캠 조직을 직접 운영하며, 피해자 104명에게서 약 120억 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이 정도 규모라면 로맨스 스캠은 더 이상 ‘개인 사기’가 아니라 국제 범죄 산업에 가깝다.
로맨스 스캠은 어떻게 작동하는가
A씨 부부가 사용한 수법은 매우 치밀했다. 핵심은 단기간의 속임수가 아니라, ‘관계’를 만든 뒤 돈을 요구한다는 점이다. 피해자 입장에서는 단순한 투자 사기가 아니라, 연인에게 배신당했다는 감정적 충격까지 겹치게 된다.
- SNS에서 가상의 여성 캐릭터 생성
- MBTI, 혈액형, 학력, 가족관계까지 설정
- 수개월 이상 일상 대화로 신뢰 형성
- “미래를 함께하자”며 투자 제안
- 가짜 투자 플랫폼으로 송금 유도
왜 하필 캄보디아였을까
동남아, 특히 캄보디아는 최근 수년간 한국인을 포함한 국제 사기 조직의 거점으로 자주 등장한다. 이유는 분명하다. 실제로 A씨 부부는 현지에서 체포와 석방을 반복하며 약 1년간 송환을 피해왔다. 이는 개인의 운이 아니라, 해외 범죄가 제도적 사각지대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 현지 법 집행의 취약성
- 외국인 범죄자 관리의 한계
- 일부 지역에서의 유착 의혹
- 온라인 범죄에 대한 처벌 공백
결정적 전환점이 된 ‘비극적 사건’
사건의 흐름을 바꾼 계기는 따로 있었다. 지난해 8월, 캄보디아에서 한국인 대학생이 범죄 조직에 감금돼 고문을 받다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 사건을 계기로 한·캄보디아 양국 간 공조 수사가 급물살을 탔고, 그 과정에서 A씨 부부를 포함한 대규모 한국인 범죄자 송환이 현실화됐다. 즉, 이번 송환은 단순한 범죄 검거가 아니라 국제 공조 수사의 상징적 결과라 할 수 있다.
국내 도착 후 절차는 어떻게 되나
A씨 부부는 23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한 뒤, 사건을 담당하는 울산경찰청에 의해 신병이 인계된다. 경찰은 곧바로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조직 구조, 공범 연계, 자금 흐름 추가 피해 여부 등을 집중 수사할 방침이다. 피해 규모가 워낙 큰 만큼, 추가 피해자가 드러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로맨스 스캠, 왜 계속 반복될까
이 범죄가 끊이지 않는 이유는 단순하지 않다. 특히 로맨스 스캠은 피해자가 스스로 범죄임을 인정하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특징이 있다. 부끄러움, 자책, 감정적 미련 때문에 신고 자체가 늦어지는 경우도 많다.
- 1인 가구 증가
- 비대면 소통 일상화
- 투자 열풍과 불안 심리
- 감정과 돈이 결합된 사각지대
절대 기억해야 할 로맨스 스캠 경고 신호
다음 신호 중 하나라도 겹친다면 반드시 의심해야 한다.
- 만난 적 없는 사람이 투자 이야기를 꺼낸다
- 수익 인증을 강조한다
- 해외 계좌·가상화폐 송금을 요구한다
- 영상 통화를 회피한다
- “우리 미래를 위해서”라는 표현을 반복한다
연애와 투자가 동시에 등장하는 순간, 위험 신호는 이미 켜진 것이다.
연애를 무기로 삼는 범죄
이번 A씨 부부 송환 사건은 단순한 사기 검거가 아니다. 감정을 범죄 도구로 삼는 시대, 우리가 어떤 경계심을 가져야 하는지를 분명히 보여준다. 로맨스 스캠은 정보 부족이 아니라, 사람의 외로움과 신뢰를 노린 범죄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해외 범죄 공조 강화 SNS 기반 사기 예방 교육 플랫폼 책임 강화가 함께 논의돼야 할 시점이다.
'정치경제' 카테고리의 다른 글
| 빗썸 62만 비트코인 오지급 사태, 장부거래 구조가 드러낸 거래소의 치명적 리스크 (24) | 2026.02.08 |
|---|---|
| 클로드의 반란… 앤스로픽 36조 투자 유치가 의미하는 AI 시장 대전환 (12) | 2026.01.28 |
| 차은우 탈세 의혹 분석, 1인 기획사 구조와 국세청의 판단 (13) | 2026.01.23 |
| 로또 1등 당첨금 52억 시대? 국민이 원하는 ‘진짜 로또’ 기준이 달라졌다 (9) | 2026.01.23 |
| 코스피 5천 시대 개막! 반도체 이후 주도주는 무엇일까 (13) | 2026.01.22 |